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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강간 복역 중 탈옥한 前 경찰서장 그랜트 하딘… 아칸소 전역 비상국제 2025. 5. 26. 15:32반응형
前 경찰서장 그랜트 하딘 캘리코록, 2025년 5월 26일-살인과 강간으로 각각 30년·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전직 경찰서장 그랜트 하딘(56)이 전날 교도소를 탈출하면서 아칸소 주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딘은 25일 오후 3시 40분께 아칸소주 캘리코록에 위치한 노스센트럴 유니트 교도소에서 교도관 제복 차림으로 모습을 감춘 뒤 종적을 감췄다. 주 교정국은 “하딘이 교도소 생활복이 아닌 정규 복장을 착용했다는 점에서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탈옥 즉시 현지·주·연방 수사기관이 공조 수색에 나섰지만, 26일 오전까지 행방은 묘연하다. 당국은 신장 183 cm, 체중 118 kg의 백인 남성 하딘이 무장했을 가능성을 경고하며 주민 제보를 호소했다.
하딘은 2016년 초 단 네 달 동안 500여 명 규모의 소도시 게이트웨이에서 경찰서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력이 화려했던 만큼 범행 역시 충격적이었다. 그는 2017년 2월 23일 게이트웨이 상수도 직원 제임스 애플턴(당시 59세)을 권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같은 해 10월 1급 살인죄를 인정하고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애플턴은 당시 매형이자 현직 시장 앤드루 틸먼과 대화를 나누다 차량 안에서 피격됐으며, 사건은 ‘공권력 내부 인물이 저지른 청부 살인’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전국 구설에 올랐다.
살인 수사가 진행되던 도중, 2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 있던 1997년 로저스 초등학교 교사 성폭행 사건까지 그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공소시효 만료 직전 ‘존 도(John Doe) 영장’을 발부해 보존했던 증거물을 주기적으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왔고, 하딘이 수감되면서 비로소 실명이 특정됐다.
피해자 에이미 해리슨 교사는 “수업 준비를 하던 밤, 총을 든 괴한에게 끌려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그가 교도소 담장 밖을 거닌다는 사실만으로도 공포가 되살아난다”고 토로했다. 2019년 그는 강간 2건을 인정해 각 25년형, 총 50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사법당국은 하딘을 “겉보기엔 온화하지만 무작위적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규정했다. 벤턴카운티 전담 검사 네이선 스미스는 “그는 계획 없이도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유형”이라며 시민 경계를 당부했다.
탈옥 경위는 여전히 미궁이다. 교도소 측은 “내부 보안점검 및 외부 계약 인력 동선을 집중 조사 중”이라고만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직 경찰서장이라는 경력이 수감 환경 파악과 복장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지역 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게이트웨이 시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시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찰 인력을 두 배로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저스 교육구 역시 모든 학교에 비상 통제 절차를 상시 가동하도록 지시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하딘 사건은 교도소 내 신분 확인 및 피복 관리 체계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냈다”며, 고위험 수형자의 교도관 제복 접근을 차단할 RFID 시스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아칸소 교정국은 범인의 이동 반경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수배 전담 웹페이지를 개설했다. 이메일·SNS·전화 제보가 가능하고, 결정적 제보자에게는 현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주지사실은 “전직 수사기관장이 법망을 우롱하는 사태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하딘 검거 시 교정·수사 체계 대수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전문가들은 “경찰 수뇌부 출신이라는 권위가 지역사회 신뢰를 잠식시켰다”며 “공권력 인사에 대한 철저한 사후 관리가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 접수된 목격 제보는 열여섯 건이지만 신빙성 높은 결정적 단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27일 새벽부터, 캘리코록 인근 국도 5호선, 모주리 접경 산악지대, 벤턴·캐럴카운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법과 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찰서장이 극악범으로 낙인찍힌 뒤 탈옥까지 감행한 이번 사건은, 공공의 신뢰가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모든 시민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신속한 제보에 협조할 때만이, 정의는 다시 한 걸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반응형'국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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