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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판에 뜬 박근혜·윤석열… 이명박·문재인은 ‘오찬 정치’로 응수
    정치 2025. 6. 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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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

    서울·대구·김해·광화문, 2025. 6. 1. — 21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전직 대통령 네 명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마지막 응원전’에 뛰어들었다. 보수 진영의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진보 진영의 이명박·문재인 전 대통령은 각각 김문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만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월 31일 오후, 파면 이후 8년 만에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흰 셔츠 차림으로 상가 골목을 30여 분 돌며 손을 흔들고 자서전에 서명하며 “여기 계신 분들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인사했다. “며칠 전 김문수 후보 유세 때 ‘박 전 대통령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장 보따리를 든 채 부침가루와 호떡을 사고,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인증 사진을 남겼다. 이는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인 시장 방문이어서 보수 핵심 지지층에 상징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앞서 사전투표 첫날인 5월 29일에도 “본투표가 어려우면 사전투표라도 꼭 해 달라”며 투표 독려에 나섰다.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전광훈 목사 주도 보수 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직접 등장하진 않았지만 측근인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을 통해 “6월 3일 반드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 달라”는 대독 호소문을 전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자유민주주의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문구가 담겼다.   

    전직 대통령의 등판은 진보 진영에서도 이어졌다. 5월 27일, 김문수 후보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70분간 오찬을 가졌다. 두 사람은 어깨동무와 포옹으로 친근감을 과시하며 “깨끗한 후보를 국민이 알아 줄 것”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덕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오찬 직후 민주당은 “부정부패를 끌어안은 극우 후보를 심판해야 한다”며 역공에 나서 보수·진보 진영 모두 ‘전직 대통령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진보 진영의 ‘구심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이 끝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권양숙 여사·이재명 후보가 한 자리에서 오찬을 갖고 “검찰권 남용에 함께 맞서자”는 공감대를 확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이 나라의 미래를 가르는 만큼 큰 책임감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날 고향 양산에서 투표를 마치고 “왜 이번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는지 국민이 기억해 달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SNS에도 “광장의 촛불은 결국 투표함에서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올려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정치권은 네 전직 대통령의 공개 행보를 두고 “유권자 기억 속의 향수를 자극해 막판 바람몰이를 노리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극심한 진영 대결 구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 한마디가 부동층의 표심을 흔드는 ‘빅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의 호소문이 공개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당 밖 인사와 선거를 엮어선 안 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한 자연인”이라며 거리를 두려 했다.  

    이재명 후보 측 역시 “전직 대통령의 상징성을 활용한 결속은 이해하지만, 결국 선거는 미래 비전 경쟁이어야 한다”며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 지지 행보를 ‘과거 회귀’로 규정했다.  

    대선 판세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른다. 여야 캠프 모두 전직 대통령을 소환해 ‘추억 마케팅’과 ‘진영 결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지만, 중도·2030 세대에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경계심도 큰 상황이다.

    결국 6월 3일 투표장에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발길을 옮기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들의 등장으로 불이 붙은 ‘막판 표밭 싸움’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국민의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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