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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10% 지지율 돌파로 보수 단일화 시나리오 흔들다정치 2025. 5. 22. 19:57반응형
김문수 대통령 후보 / 이준석 대통령 후보 서울, 2025년 5월 22일 — 대선이 불과 열이틀 남은 시점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오늘부터 선거일까지 모든 전화를 차단한다”는 초강수를 던지며 보수권 단일화 압박에 정면으로 맞섰다.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를 계속 전하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 수신을 차단했다”라고 적었다. ‘단일화’라는 두 글자가 휴대전화 알림으로 날아올 틈조차 없애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보수진영 인사들이 보내오는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함께 봉인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인천 인하대학교에서 진행된 ‘학식 먹자 이준석’ 캠페인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 언플(언론 플레이)이 도를 넘고 있어 실질적인 선거 준비가 지장을 받고 있다”며 “단일화 질문은 의미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화뿐 아니라 입길도 막으며 단일화 논의를 ‘구시대적 문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 후보의 초강경 메시지는 지지율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10%)에 진입한 바로 그날 발표됐다.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5월 4주 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10%를 기록해 선거비용 절반 보전 기준선을 넘어섰다. “토론 한 번에 3%씩 오른다”는 그의 장담처럼, 직전 주 7%에서 3% 포인트 수직 상승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6%,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2%를 얻었다.  숫자만 단순 합산해 보면 김문수(32%)와 이준석(10%)을 더한 42%가 이재명(46%)과의 격차를 4% p까지 좁히지만, 이 후보는 “단일화로 이길 수 있다는 환상은 오히려 보수 지지층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라고 역설했다.
지지율 ‘두 자리 돌파’는 단순 체면치레가 아니다. 선거법상 10%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어 ‘완주 명분’이 한층 단단해진다. 15%를 넘기면 전액 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캠프 내부에서는 “다음 TV 토론 한 번 더 잘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돈다.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는 결정적 이유는 ‘데드라인’ 때문이다. 본·사전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4일 이전에 한쪽이 사퇴해야만 인쇄물에 ‘사퇴’ 표기가 들어갈 수 있고, 28일을 넘기면 사전투표용지엔 이미 이름이 찍혀 버린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24일을 ‘1차 데드라인’으로, 28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이 후보는 “내 이름은 끝까지 투표용지에 선명히 남을 것”이라 말한다.
국민의힘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로 보수 결집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라고 거듭 촉구했지만, 이 후보 측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후보 간 흥정이 아니라 정책 경쟁”이라며 반박했다. 양 진영은 마치 전략 게임처럼 서로의 ‘몸값’과 ‘시간표’를 계산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그 계산식 자체를 엎어 버리고 ‘자체 상승 곡선’을 택한 모양새다.
정치권 일각에선 “10% 벽을 깬 순간 전화기를 잠가 버린 건, 여론의 관심을 ‘몸값이 아니라 메시지’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단일화를 향한 모든 전화선을 끊어 놓고 SNS와 현장 유세에 집중함으로써 지지층 결집 속도를 더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전화 차단’ 카드는 양날의 검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단일화 요구에 지나치게 날을 세웠다는 인상을 줄 경우, 중도층이 ‘협치 부재’를 우려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단일화가 곧 승리라는 착시를 깨야만 보수 전체가 혁신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20·30세대 지지층 사이에선 “전화기 꺼두면 마음이 편하다”는 농담이 밈처럼 퍼지고 있다.
남은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 23일로 예정된 2차 TV 토론에서 이 후보가 ‘싹쓸이 토론 화력’을 재현해 15% 고지를 향해 돌격할 수 있을지. 둘째,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이 30% 중후반대로 올라설 경우 보수진영 내부에서 ‘단일화 재점화’ 요구가 얼마나 거세질지다. 이준석은 “정치공학 대신 데이터로 말하자”며 여론 변화 추이를 거듭 강조한다. 
정리하자면, ‘전화 수신 차단’은 절연이 아니라 계산이다. 안팎의 소음을 차단하고 자신의 유권자에게만 주파수를 맞추겠다는 의지다. 동시에 10% 지지율 돌파는 그 계산이 통할 수 있다는 최소 조건을 충족했다. 남은 시간 동안 그는 전화 대신 토론회 마이크와 캠퍼스 식당을 누비며, 단일화 대신 ‘확장력’을 증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단일화가 ‘쉬운 길’이라면, 전화를 끊은 이준석은 ‘가시밭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같은 길 끝에서 새로운 방정식이 성립될 수도 있다—‘연합 없이 완주, 완주로 존재감’이라는 이름의 방정식 말이다.
대선판의 주사위는 여전히 구르지만, 최소한 이 후보의 휴대전화는 6월 3일 밤 개표가 끝날 때까지 ‘통화종료’ 화면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화벨이 아닌 개표 방송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반응형'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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